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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8월 18일읽는 데 약 10

2021년에 상장한 ETF의 73%가, 1년 후 마이너스였습니다

새 ETF가 나오는 시점은 그 테마가 가장 뜨거울 때입니다. 2020년 이후 상장한 674종을 12개월씩 추적해, 언제 나온 상품이 어떤 성적을 냈는지 섹터별로 정리했습니다.

새 ETF가 상장하면 뉴스가 나옵니다. 운용사가 보도자료를 내고, 증권사가 리포트를 쓰고, 유튜브에 설명 영상이 올라옵니다.

그런데 운용사가 새 상품을 내는 시점은 언제일까요? 그 테마에 관심이 가장 많이 몰려 있을 때입니다. 아무도 안 찾는 주제로 상품을 만들 이유가 없으니까요. 당연한 일이고, 잘못된 일도 아닙니다.

문제는 관심이 가장 많이 몰린 때가 가격도 가장 높을 때인 경우가 잦다는 겁니다.

이게 사실인지 확인해 봤습니다. 2020년 1월부터 2025년 8월까지 상장한 ETF 중 12개월을 지켜볼 수 있는 674종을 골라, 상장 첫날 종가로 사서 12개월을 들고 있었다면 어떻게 됐을지 전부 계산했습니다. 레버리지와 인버스는 성격이 달라 제외했습니다.


먼저 잘못된 접근법으로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간단한 방법을 썼습니다. 각 ETF의 12개월 수익률을 코스피200과 비교하는 거죠. 시장보다 잘했는지 못했는지 보려는 거였습니다.

그랬더니 2025년에 상장한 종목들의 성적이 이렇게 나왔습니다.

코스피200 대비 -143%포인트.

숫자가 이상하죠. 계산이 틀렸나 싶어 원본을 열어 봤습니다. 그런데 데이터는 멀쩡했습니다.

날짜KODEX 200 종가
2025-01-0231,990원
2025-05-2735,300원
2025-12-3060,895원
2026-05-27130,600원
2026-08-13107,270원

2025년 5월에 35,300원이던 것이 1년 뒤 130,600원이 됐습니다. 1년에 270% 오른 겁니다.

한국 시장이 역사에 남을 상승장을 지났던 거죠. 이 상태에서 코스피200을 기준으로 삼으면, 미국 나스닥을 담은 ETF든 인도 시장을 담은 ETF든 전부 "실패"로 찍힙니다. 상품이 나빠서가 아니라 비교 대상이 그해에 미쳐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기준을 바꿨습니다. 2020년 1월 2일 시점에 순자산이 컸던 200종으로 ETF 시장 전체의 평균 움직임을 나타내는 지수를 직접 만들었습니다. 매일 이 200종의 등락률을 평균 내서 이어 붙인 값입니다.

시점ETF 시장 평균 지수
2020-01-02100.0
2021-01-04121.2
2022-01-03128.5
2023-01-02105.9
2024-01-02121.8
2025-01-02121.7
2026-01-02172.2
2026-08-13221.1

이제 "같은 기간에 ETF 시장 전체가 얼마나 움직였는가"와 비교할 수 있습니다. 아래 숫자는 전부 이 기준으로 다시 잰 것입니다.


전체로 보면 밋밋합니다

먼저 674종 전체 결과입니다.

구분종목 수12개월 수익률(가운데 값)같은 기간 시장차이시장을 이긴 비율
전체6715.9%8.7%-2.5%p45%
주식형41111.8%9.6%+2.1%p53%
채권형902.8%7.5%-5.6%p27%

전체로는 시장을 2.5%포인트 밑돕니다. 크지 않죠. 주식형만 보면 오히려 살짝 앞섭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신규 상장 ETF는 위험하다"는 말은 과장 같습니다. 실제로 과장이 맞습니다. 평균적으로는요.

문제는 평균이 아니라 특정 시점에 몰려 있습니다.


연도로 쪼개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상장 연도종목 수12개월 수익률(가운데 값)시장 대비1년 뒤 손실 비율
20204519.7%-3.0%p24%
202185-10.5%-3.5%p73%
20221335.1%+1.7%p29%
20231498.5%-1.3%p19%
20241665.0%-2.6%p24%
20259318.5%-42.3%p19%

2021년 한 줄만 색이 다릅니다.

그해에 상장한 85종 중 73%가 1년 뒤 마이너스였습니다. 가운데 값이 -10.5%니까, 절반 이상이 10% 넘게 잃었다는 뜻이죠.

어떤 종목들이었는지 보시면 바로 이해가 되실 겁니다.

12개월 수익률상장일종목명
-44.4%2021-12-22TIGER 글로벌AI플랫폼액티브
-43.8%2021-12-22ACE 글로벌메타버스테크액티브
-43.2%2021-11-16에셋플러스 코리아플랫폼액티브
-43.0%2021-12-22KODEX 미국나스닥AI테크액티브
-42.1%2021-10-13RISE 메타버스
-41.1%2021-07-30HANARO Fn K-게임
-40.1%2021-11-16에셋플러스 글로벌플랫폼액티브
-39.1%2021-10-13HANARO Fn K-메타버스MZ

상장일을 보세요. 2021년 10월, 11월, 12월에 몰려 있습니다.

기억하실 겁니다. 페이스북이 사명을 메타로 바꾼 것이 2021년 10월 28일입니다. 그 직후 국내에 메타버스 ETF가 쏟아졌습니다. 두 종목이 같은 날(10월 13일) 상장했고, 12월 22일에는 AI와 플랫폼 테마 ETF가 무더기로 나왔습니다.

그리고 2022년이 왔습니다. 금리가 오르고 성장주가 무너지면서, 이 상품들은 상장 1년 만에 40% 넘게 빠졌습니다.

상품이 나온 시점이 곧 그 테마의 꼭짓점이었던 겁니다.


2025년의 -42.3%포인트는 조금 다릅니다

2025년 줄의 -42.3%포인트도 눈에 띄실 텐데, 이건 성격이 다릅니다.

2025년 상장 종목의 12개월 수익률 가운데 값은 18.5%로 나쁘지 않습니다. 손실 비율도 19%로 낮고요. 그런데 같은 기간 ETF 시장 평균이 64.6%였습니다.

앞에서 본 한국 시장 폭등장 때문입니다. 2025년에 상장한 ETF는 대부분 해외 자산이나 새로운 테마를 담은 상품이었고, 그동안 한국 주식이 3배가 됐습니다. 잃지는 않았지만 그 큰 상승을 놓친 거죠.

이것도 손실입니다. 다만 앞의 2021년과는 다른 종류의 손실입니다. 2021년은 "샀더니 빠졌다"이고, 2025년은 "샀더니 안 빠졌는데 다른 데가 훨씬 올랐다"입니다.


섹터별로 보면 차이가 큽니다

같은 신규 상장이라도 어떤 테마였느냐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갈립니다. 표본이 8종 이상인 섹터만 추렸습니다.

섹터종목 수12개월 수익률시장 대비시장을 이긴 비율손실 비율
인도시장지수9-1.6%-26.2%p22%67%
2차전지/전기차26-2.1%-14.2%p42%50%
배당295.7%-10.6%p31%31%
리츠94.8%-9.0%p22%44%
기술주3415.9%-5.8%p44%26%
파킹243.6%-5.6%p29%0%
AI/로봇4426.2%-4.6%p45%27%
채권842.7%-4.3%p24%30%
바이오/헬스케어1314.5%-3.1%p38%38%
자산배분449.8%-2.2%p50%16%
S&P5002612.8%+2.3%p62%4%
코스피178.7%+2.6%p59%41%
반도체3810.5%+5.3%p61%42%
전력/에너지216.6%+11.2%p67%38%
나스닥1421.2%+14.0%p71%7%
밸류업1272.9%+38.6%p100%0%

맨 아래와 맨 위를 비교해 보세요.

밸류업 ETF는 12종 전부가 시장을 이겼습니다. 100%입니다. 정부의 기업 밸류업 정책이 나온 뒤 상장한 상품들인데, 정책이 실제로 시장을 밀어 올리면서 상품과 흐름이 맞아떨어졌습니다.

2차전지는 절반이 1년 뒤 마이너스였습니다. 26종이 상장했는데 시장을 14.2%포인트 밑돌았죠. 2023년 2차전지 열풍의 끝자락에 나온 상품들입니다.

여기서 꼭 짚고 싶은 줄이 하나 있습니다.

AI/로봇, 12개월 수익률 26.2%.

표에서 절대 수익률만 보면 상위권입니다. 44종이 평균 26% 올랐으니 훌륭해 보이죠. 그런데 시장 대비로는 -4.6%포인트입니다. 그 기간 ETF 시장 전체가 그보다 더 올랐기 때문입니다.

많이 오른 것과 잘한 것은 다릅니다. 수익률 표만 보고 "AI ETF가 제일 좋았다"고 결론 내리면 틀립니다. 같은 돈을 그냥 시장 전체에 넣었으면 더 벌었으니까요.


"상품이 우르르 나오면 고점"은 사실일까요?

투자 커뮤니티에서 자주 도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같은 테마 ETF가 여러 개 나오기 시작하면 그 테마는 끝물이라는 겁니다.

검증해 봤습니다. 각 ETF가 상장한 해에, 같은 섹터에서 몇 종이 함께 상장했는지 세고 세 묶음으로 나눴습니다.

그해 같은 섹터 상장 수종목 수시장 대비시장을 이긴 비율
1종에서 2종99+2.6%p58%
3종에서 5종118-4.6%p41%
6종 이상372-2.5%p45%

한산할 때 나온 상품이 +2.6%포인트, 붐빌 때 나온 상품이 마이너스입니다. 방향은 맞습니다.

그런데 6종 이상 묶음이 3종에서 5종 묶음보다 오히려 낫습니다. 많이 나올수록 나빠지는 깔끔한 관계가 아니라는 뜻이죠.

그래서 "경향은 있지만 법칙은 아니다" 정도가 이 데이터가 지지하는 선입니다. 상품이 쏟아진다는 이유만으로 피할 근거는 못 됩니다. 다만 "요즘 이 테마 ETF가 계속 나오네"라고 느껴진다면 한 번 더 생각해 볼 신호는 됩니다.


반대쪽도 봐야 공평하겠죠

여기까지 읽으면 신규 상장 ETF를 다 피해야 할 것 같지만, 크게 성공한 것들도 있습니다.

12개월 수익률상장일종목명
+207.8%2024-10-22TIGER 조선TOP10
+178.5%2025-05-20KoAct 브로드컴밸류체인액티브
+153.9%2024-12-24PLUS 한화그룹주
+153.7%2025-03-11SOL 미국양자컴퓨팅TOP10
+153.2%2024-10-02SOL K방산
+146.0%2025-02-11아이엠에셋 200
+140.1%2025-01-21IBK K-AI반도체코어테크

조선과 방산입니다. 2024년 하반기에 상장해서 1년 만에 두 배가 넘게 올랐습니다.

이 목록과 앞의 실패 목록을 나란히 놓으면 차이가 보입니다. 실패한 쪽은 이미 뉴스가 도배된 뒤에 나온 상품이었고, 성공한 쪽은 관심이 이제 막 붙기 시작할 때 나온 상품이었습니다.

메타버스 ETF는 페이스북이 사명을 바꾼 직후에 나왔습니다. 그때 이미 모두가 알고 있었죠. 반면 2024년 10월의 조선 ETF는 조선업 사이클이 돌기 시작한다는 이야기가 아직 소수 의견이던 때였습니다.

물론 이건 결과를 알고 나서 하는 해석입니다. 그때 무엇이 초입이고 무엇이 끝물인지 알았다면 누구도 고생하지 않았겠죠.


실전에서 쓸 수 있는 형태로

674종을 추적해서 나온 것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첫째, 신규 상장 자체는 위험 신호가 아닙니다. 전체로 보면 시장을 2.5%포인트 밑도는 수준이고, 주식형은 오히려 살짝 앞섭니다. "새로 나온 건 사지 마라"는 근거 없는 말입니다.

둘째, 위험한 것은 뉴스가 도배된 테마의 상품입니다. 2021년 메타버스, 2023년 2차전지가 그랬습니다. 그 테마 이름이 이미 익숙하다면, 그건 상품이 늦게 나왔다는 뜻일 수 있습니다.

셋째, 상장 직후에 다 사지 않아도 됩니다. 좋은 상품이면 3개월 뒤에도 있습니다. 674종의 상장 후 3개월 수익률 가운데 값은 1.6%였습니다. 서둘러서 얻는 것이 크지 않다는 뜻이죠. 반대로 그사이 순자산이 붙는지 거래가 늘어나는지는 확인할 수 있습니다.

넷째, 절대 수익률이 아니라 같은 기간 시장과 비교하세요. AI/로봇이 26% 올랐는데 시장 대비로는 마이너스였던 것처럼, 기준 없이 보는 수익률은 판단을 흐립니다.

ETF 연구소의 성과 분석에서 기간별 수익률을 비교하실 수 있고, 수익률 계산기로는 특정 시점에 샀다면 지금 얼마인지 직접 계산해 보실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2020년 이후 상장한 674종을 12개월씩 추적한 결과입니다.

전체로는 시장을 2.5%포인트 밑돌았고, 이 차이는 크지 않습니다. 그런데 2021년 상장분만 73%가 1년 뒤 마이너스였습니다. 메타버스와 AI 플랫폼 테마가 쏟아진 그 몇 달에 위험이 몰려 있었죠.

섹터별로는 밸류업이 12종 전부 시장을 이긴 반면, 2차전지는 절반이 손실이었습니다. AI/로봇은 26% 올랐지만 시장보다는 못했습니다.

새 상품이 나쁜 게 아니라, 모두가 아는 테마의 새 상품이 나빴던 겁니다.

다음 편에서는 많은 분들이 근거로 삼는 지표 하나를 검증합니다. 자금이 많이 들어온 ETF를 따라 사면 될까요? 관측치 33,143건으로 확인한 결과를 정리했습니다.


분석 기준

  • 데이터: ETF 연구소 수집 국내 상장 ETF 일별 시세 (2020-01-02 ~ 2026-08-13)
  • 대상: 2020-01-06 ~ 2025-08-01 상장, 레버리지·인버스 제외, 12개월 관측 가능한 674종
  • 수익률: 상장 첫 거래일 종가 대비 248거래일 뒤 종가. 분배금 재투자 미반영
  • 비교 기준: 2020-01-02 순자산 상위 200종의 동일가중 지수(일간 등락률 평균, 일간 ±35% 초과 변동 제외). 코스피200을 쓰지 않은 이유는 본문에 적었습니다
  • 관측 시작일(2020-01-02) 절단 영향을 피하기 위해 그 이전 상장분은 제외

이 글은 공개된 시세·공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추천이 아닙니다. 분석에 쓴 기간과 기준이 달라지면 결과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투자 판단과 그 결과는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