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전에 주가가 빠진다는데, 과연 사실일까요?
명절 전에는 빠지고 명절이 지나면 오른다는 말이 있죠. 주식형 ETF 878종의 6년 8개월치로 설과 추석 13번을 세어봤습니다. 마지막 하루만 보면 통념과 정반대였고, 그마저도 명절이라서 생긴 일은 아니었습니다.
추석이 코앞입니다. 이맘때면 꼭 나오는 이야기가 있죠. 명절 앞두고는 주가가 빠지니까 미리 팔아라, 연휴 끝나고 들어가라. 명절 자금 수요 때문에 사람들이 주식을 판다는 설명이 붙습니다.
그럴듯하게 들립니다. 그런데 실제로 그랬을까요?
우리가 모아 둔 주식형 ETF 878종의 일별 시세로 2020년 1월부터 지금까지 6년 8개월을 훑었습니다. 그 사이에 있었던 설 7번과 추석 6번, 모두 13번의 명절 전후를 하나씩 세어봤어요.
명절을 음력으로 찾지 않았습니다
먼저 방법 이야기를 짧게 하겠습니다. 음력 날짜를 변환해서 명절을 찾는 대신, 우리 시세 원장의 거래일 달력에서 「평일인데 장이 서지 않은 구간」을 직접 찾았습니다.
우리가 보려는 건 「그날이 음력 며칠인가」가 아니라 「시장이 며칠 문을 닫았는가」니까요. 거래일 달력이 곧 정답표인 셈이죠.
2020년 이후 평일 이틀 이상 연속으로 장이 서지 않은 구간은 19번이었습니다. 그중 1~2월에 걸친 7번이 설, 9~10월에 걸친 6번이 추석입니다. 나머지 6번은 신정·어린이날 같은 연휴인데, 이것도 버리지 않고 대조군으로 따로 챙겨 뒀습니다. 뒤에서 이게 중요해집니다.
명절 직전 마지막 하루는 오히려 올랐습니다
먼저 가장 눈에 띈 결과부터 보시죠. 연휴 들어가기 직전 마지막 거래일입니다.
| 평균 | 중앙값 | 오른 비율 | |
|---|---|---|---|
| 명절 직전 마지막 하루 | +0.52% | +0.47% | 11 / 13 (85%) |
| 평소 하루 | +0.06% | +0.15% | 56.6% |
13번 중 11번이 올랐습니다. 평소 하루 평균이 +0.06%인데 명절 직전은 +0.52%였고요. 배수로는 여덟 배가 넘지만 절대 크기로는 0.46%p 차이입니다. 이 크기가 왜 중요한지는 맨 뒤에서 다시 보겠습니다.
회차별로 보면 이렇습니다.
| 명절 | 직전 마지막 하루 | 명절 | 직전 마지막 하루 |
|---|---|---|---|
| 설 2020 | -0.78% | 추석 2023 | +0.23% |
| 추석 2020 | +0.94% | 설 2024 | +0.78% |
| 설 2021 | +0.62% | 추석 2024 | +0.30% |
| 추석 2021 | +0.29% | 설 2025 | +0.47% |
| 설 2022 | +1.95% | 추석 2025 | +1.65% |
| 추석 2022 | +0.88% | 설 2026 | -0.94% |
| 설 2023 | +0.34% |
마이너스로 끝난 건 설 2020과 설 2026 두 번뿐이에요. 통념이 말하는 방향과 정반대죠.
물론 13번은 적은 표본입니다. 평소 상승 비율(56.6%)을 그대로 두고 13번 중 11번 이상 오를 확률을 계산하면 약 4%가 나옵니다. 낮긴 한데, 우연이 아니라고 단정하기엔 표본이 작아요.
그런데 이건 명절이라서 생긴 일이 아니었습니다
여기서 앞에 챙겨 둔 대조군이 일을 합니다. 명절이 아닌 연휴, 그러니까 신정이나 어린이날 앞 마지막 거래일은 어땠을까요?
| 구분 | 표본 | 평균 | 오른 비율 |
|---|---|---|---|
| 명절 직전 (설·추석) | 13 | +0.52% | 11 / 13 (85%) |
| 그 밖의 연휴 직전 | 6 | +0.62% | 5 / 6 (83%) |
| 연휴 직전 전체 | 19 | +0.55% | 16 / 19 (84%) |
| 금요일 (주말 직전) | 330 | +0.02% | 181 / 330 (55%) |
명절이 아닌 연휴에서도 똑같이 나타납니다. 오히려 평균은 더 높아요(+0.62%).
그런데 맨 아랫줄을 보시면 이야기가 정리됩니다. 금요일은 평소와 다를 게 없습니다. 평균 +0.02%에 상승 비율 55%로, 아무 날이나 고른 것과 같은 수준이에요.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사흘 넘게 문을 닫기 직전에는 조금 오르는 경향이 있고, 이틀짜리 주말 앞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설이냐 추석이냐 신정이냐는 상관이 없었어요. 명절 이야기가 아니라 긴 연휴 이야기였던 겁니다.
물론 대조군 쪽은 여섯 번뿐이라, 이것만 떼어 놓고 보면 우연으로도 흔히 나올 수 있는 쏠림입니다(우연 확률 18%). 명절 13번과 합쳐 19번으로 봐야 방향이 잡혀요.
연휴 직전 19번을 다 합치면 16번이 올랐고, 우연히 그럴 확률은 1% 수준으로 내려갑니다. 그래도 19번이에요. 앞의 13번을 보고 나서 6번을 더 얹어 계산한 값이라, 이 숫자를 「증명됐다」로 읽으시면 안 됩니다.
열흘로 넓히면 이야기가 뒤집힙니다
그러면 「명절 전에 빠진다」는 말은 어디서 나온 걸까요? 기간을 넓혀 보면 실마리가 보입니다.
| 창 | 평소 평균 | 명절 직전 | 차이 |
|---|---|---|---|
| 1거래일 | +0.06% | +0.52% | +0.46%p |
| 3거래일 | +0.18% | +0.53% | +0.36%p |
| 5거래일 | +0.30% | +0.33% | +0.03%p |
| 10거래일 | +0.60% | -0.40% | -1.00%p |
하루만 보면 명절 직전이 확실히 좋은데, 열흘로 넓히면 뒤집힙니다. 평소 열흘이 +0.60%인데 명절 직전 열흘은 -0.40%예요.
그런데 이 숫자를 설과 추석으로 갈라 보면 완전히 다른 그림이 나옵니다.
| 구분 | 직전 10일 평균 | 플러스 |
|---|---|---|
| 설 (7회) | +0.80% | 6 / 7 |
| 추석 (6회) | -1.79% | 1 / 6 |
정반대입니다. 추석은 여섯 번 중 다섯 번이 마이너스였고, 설은 일곱 번 중 여섯 번이 플러스였어요. 「명절 전에 빠진다」는 말은 추석에 대해서는 대체로 맞고 설에 대해서는 틀린 말이었던 겁니다.
추석 전이 나쁜 걸까요, 9월이 나쁜 걸까요
여기서 한 발 더 들어가야 합니다. 추석은 9월이나 10월 초에 있는데, 9월이라는 달 자체가 원래 나쁘진 않았을까요?
이건 저희가 8월에 쓴 계절성 분석에서 이미 나왔던 이야기입니다. 그때 열두 달 중 평균·중앙값·승률 세 잣대가 모두 같은 방향을 가리킨 달이 9월 하나뿐이었거든요. 셋 다 나쁜 쪽으로요.
같은 길이의 창끼리 비교해 봤습니다.
| 기준 | 10일 창 평균 | 창 개수 |
|---|---|---|
| 전 기간 | +0.60% | 1,638 |
| 9월에 끝나는 창 | -0.20% | 132 |
| 1~2월에 끝나는 창 | +1.29% | 263 |
| 추석 직전 10일 | -1.79% | 6 |
| 설 직전 10일 | +0.80% | 7 |
9월에 끝나는 열흘은 평균이 마이너스(-0.20%)였고, 1~2월에 끝나는 열흘은 플러스(+1.29%)였습니다. 다만 8월 글에서도 적었듯 9월은 여섯 번뿐이라 「9월은 나쁜 달」이라고 단정할 수 있는 크기는 아니에요.
그러니까 이렇게 됩니다. 설 직전 열흘(+0.80%)은 1~2월 평균(+1.29%)보다 오히려 낮습니다. 설 전이라서 좋았던 게 아니라, 그냥 1~2월이 좋은 겁니다. 반대로 추석 직전이 나쁜 것도 9월이 나쁜 것과 겹쳐 있고요.
추석 직전 열흘(-1.79%)이 9월 평균(-0.20%)보다 더 낮긴 합니다. 같은 해 9월 안에서만 비교해도 다섯 번 중 네 번은 그 해 9월 평균보다 낮았어요. 2022년은 추석이 9월 8일이라 앞쪽 열흘이 8월로 넘어가 버려 뺐고, 그래서 여섯 번이 아니라 다섯 번입니다. 이 정도 쏠림은 우연으로도 충분히 나오는 크기라 「추석이 따로 나쁘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면 명절이 지난 뒤에는 올랐을까요?
통념의 나머지 절반도 봤습니다. 연휴가 끝나고 장이 다시 열린 뒤입니다.
| 창 | 평소 평균 | 명절 직후 | 차이 | 오른 횟수 |
|---|---|---|---|---|
| 첫 거래일 | +0.06% | +0.63% | +0.57%p | 9 / 13 |
| 닷새 | +0.30% | +0.79% | +0.49%p | 8 / 13 |
| 열흘 | +0.60% | +0.19% | -0.41%p | 8 / 13 |
이쪽은 통념과 방향이 맞습니다. 연휴가 끝나고 첫 거래일은 평소보다 높게 나왔어요.
다만 13번 중 9번으로, 직전 마지막 하루(11번)보다 승률이 낮습니다. 닷새도 8번이고, 열흘로 넓히면 평소보다 오히려 낮아지고요. 앞에서 본 것과 마찬가지로 이것도 명절만의 현상이라고 떼어내기는 어렵습니다. 긴 연휴가 끝난 뒤라는 점은 신정이나 어린이날 연휴도 같으니까요.
그러니 「연휴 끝나고 들어가라」 쪽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방향은 맞는 것처럼 보이지만 승률이 동전 던지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아요.
돈은 빠져나가지 않았습니다
마지막으로 통념의 근거로 자주 붙는 설명을 확인했습니다. 명절 자금 수요 때문에 판다는 이야기요. 사실이라면 명절 직전에 ETF에서 돈이 빠져나가야 합니다.
순유입 금액은 시장이 커지면서 최근으로 갈수록 커집니다. 설 2026 직전 닷새에는 4조 4,887억원이 들어왔고 설 2020 직전 닷새에는 1조 1,592억원이 빠져나갔는데, 이 둘을 그냥 평균 내면 의미가 없어요. 그래서 그 시기 전후 다른 닷새들과 견줘 몇 번째쯤인지를 백분위로 쟀습니다. 50%면 평소와 같다는 뜻입니다.
| 백분위 중앙값 | 평소보다 적었던 횟수 | |
|---|---|---|
| 명절 직전 닷새 | 53% | 6 / 13 |
| 명절 직후 닷새 | 51% | 직전과 같은 기준으로 따로 세지 않았습니다 |
53%와 51%입니다. 평소와 구분이 되지 않습니다. 평소보다 돈이 덜 들어온 경우가 13번 중 6번이니 동전 던지기와 같고요.
적어도 ETF에서는 명절 앞두고 돈을 빼는 흐름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남는 것
네 가지로 정리됩니다.
첫째, 명절 직전 마지막 하루는 오히려 올랐습니다. 13번 중 11번, 평균 +0.52%로 평소(+0.06%)보다 높았어요. 통념과 반대 방향입니다. 명절 직후 첫날도 평소보다는 높았지만 13번 중 9번으로 더 약했습니다.
둘째, 그건 명절 효과가 아니라 긴 연휴 효과였습니다. 신정·어린이날 앞에서도 똑같이 나타났고, 이틀짜리 주말 앞에서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셋째, 열흘로 넓히면 설과 추석이 정반대입니다. 설은 6/7이 플러스, 추석은 5/6이 마이너스였어요.
넷째, 그마저도 명절보다는 달의 문제로 보입니다. 9월에 끝나는 열흘은 평균이 마이너스였고 1~2월에 끝나는 열흘은 플러스였습니다. 설 직전 열흘은 1~2월 평균보다 오히려 낮았고요.
그래서 「추석 앞두고 팔아라」는 조언을 이 데이터로 뒷받침하기는 어렵습니다. 빠지는 쪽으로 기운 것은 추석 직전 열흘 정도인데 표본이 여섯 번이고, 그마저 9월이라는 달의 성격과 얽혀 있어요. 반대로 「연휴 직전 하루는 오르니까 그날 사라」는 것도 성립하지 않습니다. 평균 차이가 0.46%p인데, 이건 사고파는 데 드는 수수료와 호가 차이에 묻힐 수 있는 크기거든요.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명절은 열세 번뿐이라 어떤 결론을 내려도 숫자 몇 개가 방향을 바꿀 수 있는 크기입니다. 설 2022 한 번(-7.53%)을 빼면 설 직전 열흘 평균이 +0.80%에서 +2.19%로 올라가거든요. 이런 자리에서는 평균 하나만 보고 판단하지 않는 편이 안전합니다.
이 글은 공개된 시세·공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추천이 아닙니다. 분석에 쓴 기간과 기준이 달라지면 결과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투자 판단과 그 결과는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