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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8월 23일읽는 데 약 5

장 초반 vs 장 마감, 언제 사는게 유리할까요?

주식형 ETF 872종의 6년 8개월치를 분석해봤습니다. 7년 내내 예외 없이 한 방향이 나왔는데, 그걸 그대로 전략으로 옮기면 안 되는 이유도 함께 적었습니다.

ETF를 사기로 마음먹었다면, 장이 열리자마자 사는 게 나을까요? 마감 무렵에 사는 게 나을까요?

답을 내려면 하루를 두 토막으로 잘라야 합니다.

  • 밤사이: 어제 종가에서 오늘 시가까지. 장이 닫혀 있는 동안 벌어진 변화입니다
  • 장중: 오늘 시가에서 오늘 종가까지. 실제로 거래가 이뤄지는 시간입니다

주식형 ETF 872종의 시세 75만 5천 건을 이 기준으로 갈라봤습니다. 2020년 1월부터 2026년 8월까지 거래일 1,626일입니다.

결과가 한쪽으로 완전히 기울었습니다

구간누적연환산일평균플러스였던 날
밤사이 (전일 종가 → 시가)+1,025.3%+44.2%+0.1526%65.4%
장중 (시가 → 종가)-77.7%-20.3%-0.0891%46.4%
합계 (전일 종가 → 종가)+150.9%14.9%

주식형 ETF가 6년 8개월 동안 오른 폭은 전부 장이 닫혀 있는 동안 만들어진 셈이에요. 정작 거래가 이뤄지는 9시부터 3시 반까지는 평균적으로 가격이 흘러내렸고요.

연도별로 봐도 예외가 없습니다.

연도밤사이장중합계
2020+27.3%-0.4%+26.8%
2021+35.8%-18.4%+10.8%
2022+4.2%-25.9%-22.8%
2023+48.8%-19.2%+20.2%
2024+45.3%-26.0%+7.5%
2025+71.0%-17.1%+41.8%
2026 (8월까지)+68.9%-25.2%+26.3%

7년 내내 밤사이는 플러스, 장중은 마이너스입니다. 시장이 크게 빠진 2022년에도 밤사이는 플러스였습니다. 방향이 한 번도 바뀌지 않았습니다.

해외 ETF 때문 아니냐는 반론

국내 ETF 중에는 미국 지수를 따라가는 상품이 많습니다. 미국장이 밤에 오르면 다음 날 아침 시가가 그만큼 높게 시작하죠. 그럼 이 결과는 그냥 「해외 ETF가 밤사이 갭 상승한 것」을 본 게 아닐까요?

그래서 기초자산이 국내인 ETF와 해외인 ETF를 갈라 다시 계산했습니다.

구분밤사이 누적장중 누적
국내 ETF+836.3%-71.8%
해외 ETF+1,437.1%-84.7%

해외 쪽이 더 크긴 합니다. 하지만 국내 ETF만 봐도 밤사이 +836%, 장중 -71.8%로 방향이 똑같습니다. 해외 갭 상승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는 뜻이죠.

그래서 언제 사는 게 유리했나요?

매수하는 입장에서 다시 읽어보겠습니다.

장중 수익률이 마이너스라는 말은, 하루가 지나면서 가격이 시가보다 낮은 쪽으로 끝나는 날이 더 많았다는 뜻입니다. 평균 -0.0891%였고, 플러스로 끝난 날은 46.4%로 절반이 안 됩니다.

같은 날 같은 ETF를 산다면, 개장 직후보다 마감 무렵이 평균적으로 0.0891% 저렴했습니다. 1,000만원을 산다면 약 8,900원 차이죠.

그러니 질문에 답하자면, 지난 6년 8개월 동안은 장 마감 쪽이 조금 유리했습니다.

여기서 멈춰야 하는 이유

숫자가 워낙 선명해서 이런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종가에 사서 다음 날 시가에 팔면 연 44%인데?」

그렇게 되지 않습니다. 세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시가는 생각보다 불리하게 체결됩니다. 개장 직후에는 사려는 호가와 팔려는 호가의 간격이 하루 중 가장 넓습니다. 표에 찍힌 시가는 그날 첫 체결가일 뿐이고, 실제로 그 시각에 팔면 그보다 낮은 가격에 팔립니다. 밤사이 수익의 상당 부분은 이 간격 안에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분석은 호가 스프레드를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에, 밤사이 +1,025%는 실제로 손에 쥘 수 있는 값이 아닙니다.

둘째, 매일 사고팔아야 합니다. 1,626번을 왕복해야 하는데, 매매 수수료가 왕복 0.03%만 잡아도 하루 0.1526%의 밤사이 수익 중 5분의 1이 사라집니다. 여기에 스프레드까지 더하면 남는 게 없습니다.

셋째, -77.7%는 실재하지 않는 숫자입니다. 매일 시가에 사서 그날 종가에 파는 사람이 6년 8개월을 버텼다면 그렇게 됐을 거라는 가상의 계산이지, 누군가 실제로 잃은 돈이 아닙니다.

실제로 써먹을 수 있는 건 이만큼입니다

이 분석이 말해주는 실용적인 내용은 딱 하나입니다.

어차피 오늘 살 계획이라면, 굳이 개장 직후 서두를 이유는 없었다.

적립식으로 매달 같은 날 사는 분이라면 그날 오전보다 오후 늦게 사는 편이 평균적으로 조금 나았다는 정도죠. 차이는 0.089%로 크지 않지만, 어차피 살 거라면 공짜로 얻는 차이입니다.

같은 데이터를 월과 요일로 나눠 본 글은 주식형 ETF의 계절성을 분석해보았습니다에 있습니다.

반대로 이 차이를 노려 매매 횟수를 늘리는 것은 확실히 손해입니다. 0.089%를 얻으려고 0.1% 넘는 비용을 쓰게 되니까요.


분석 기준

  • 데이터: ETF 연구소가 수집한 일별 시세 원장(시가·종가). 2020-01-03 ~ 2026-08-20, 거래일 1,626일
  • 모집단: 국내 상장 주식형 ETF 872종 (생존 763종 + 상장폐지 109종). 상장폐지된 종목도 폐지 직전까지의 시세를 그대로 넣었습니다. 살아남은 종목만 쓰면 결과가 좋은 쪽으로 기울기 때문입니다
  • 제외: 레버리지·인버스
  • 계산: 밤사이는 당일 시가 ÷ 전일 종가 - 1, 장중은 당일 종가 ÷ 당일 시가 - 1. 각 거래일마다 모든 종목의 값을 동일가중 평균한 뒤 날짜순으로 이어 붙였습니다
  • 표본: 755,100건. 시가가 없거나 0인 값, 직전 거래일과 7일 넘게 벌어진 구간, 한 구간 변동이 ±30%를 넘는 값 등 8,779건(1.1%)은 제외했습니다
  • 국내·해외 구분: 종목 정보의 기초자산 소재지 기준. 두 그룹 모두 같은 방식으로 따로 계산했습니다
  • 미반영 (중요): 호가 스프레드, 매매 수수료, 세금, 분배금. 특히 개장 직후 스프레드를 반영하지 못하는 점이 이 분석의 가장 큰 한계이며, 본문에서 밤사이 수익률을 전략으로 옮기면 안 된다고 적은 이유입니다
  • 누적 수익률의 성격: 매일 해당 구간만 반복해서 보유했다고 가정한 계산값입니다. 실제 투자 성과가 아닙니다

본 자료는 투자 참고용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추천이 아닙니다.

이 글은 공개된 시세·공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추천이 아닙니다. 분석에 쓴 기간과 기준이 달라지면 결과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투자 판단과 그 결과는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